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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나는 사람들] 대체의술 펴는 전홍준 원장

외과의로 독일병원 갔다가 침 명상 치료에 ‘새 눈’
환자에 도움 되면 뭐든 ‘통합’…‘신념요법’ 처방도

전홍준(61) 하나통합의원 원장은 환자의 마음까지 고치고 싶어 합니다. 병의 발생과 치료에 마음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마음까지 고친다는 게 어떤 것일까요. 광주시 진월동에 자리한 하나통합의원을 찾았습니다.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단지나 오피스 빌딩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이 병원에는 전국 각지에서 환자들이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국회의원 선거가 있던 9일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이지만 낮 12시가 넘은 시각에도 병원 안에는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10여 명이 넘었습니다. 전 원장은 “다른 지방에 사는 분들이 휴일이 아니면 올 수가 없다고 해서 하는 수 없이 오전에 병원문을 열었다”고 말했습니다.

온갖 검사에도 아무 이상 없다지만 그래도 아프다면?

전 원장은 대구에서 온 50대 여성을 배웅하면서 “오늘 배운 것 집에 돌아가서 잊지 말고 꼭 하세요”라고 당부했습니다. 그가 그 여성에게 권한 내용은 뜸과 목욕이었습니다. 두통, 불면증, 소화불량, 사지통증 등 온갖 증세에 시달리고 있지만 병원에서 온갖 검사를 해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는 환자였습니다.
그는 아침 저녁으로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는 온열요법과 흉선, 간, 위 등 면역 관련 기능을 하는 7곳에 뜸을 뜨는 방법을 알려줬습니다.

1시간 가량 상담을 하면서 특별한 ‘처방’도 했습니다. ‘신념요법’이라 이름 지은 방법입니다. 일종의 마인드컨트롤이라고 볼 수 있지요. 전 원장은 이를 위해 환자가 찾아올 때마다 보여주는 글이 있습니다. 한 목사의 위장병 탈출기입니다. 죽만 먹어도 배가 아플 정도로 위장이 약했던 한 목사는 어느 날 성경을 보다가 ‘하나님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시니 너희들은 이미 구한 것을 다 얻었음을 알고 감사하라’는 구절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자신도 위장병이 다 나았음을 믿기로 했습니다. 그날 아침 다른 가족과 똑같이 밥과 반찬을 놓고 식사를 합니다. 결과는? 배가 아파 데굴데굴 굴렀고 먹은 음식은 모두 설사로 나왔습니다. 점심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그 목사는 성경 구절을 의심하지 않고 저녁 약속이 있던 뷔페에서 5접시의 음식을 먹었습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위장병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고 합니다.

전 원장은 병원을 찾아온 환자, 특히 암환자에게 그 목사가 쓴 글을 보여주며 “건강하다고 믿고, 쉰다고 누워서 지낼 것이 아니라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을 즐겁게 하면서 살라”고 강조합니다. 그 여성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시장 상인인 그 여성은 얼마 전 화재로 재산을 잃고부터 그런 증세가 시작됐다고 합니다.

“그 분에게 병원에 가서 검사해 봐도 병이 없다고 하니 그렇게 믿으시라고 했습니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이 있냐고 물었더니 남을 돕는 일이라고 해서 돌아가거든 곧바로 봉사활동을 시작하라고 거듭 당부했습니다.”

서양의학, 장점도 많지만 썩은 물에 모기 생기면 살충제 뿌리는 식

전 원장은 이처럼 주사, 약, 수술 등과는 거리가 먼 방법으로 환자의 질병 치료를 돕습니다. 그는 환자에 따라 뜸, 생식, 겨자찜질, 운동, 단식 등 다양한 요법을 권합니다. 빛명상, ‘화해와 감사의 산책’ 등으로 환자 스스로 마음을 바꾸도록 합니다.

이처럼 전 원장이 하고 있는 특별해 보이는 의료행위는 보완대체의학 또는 통합의학이라고 불립니다. 그는 이를 “병원 중심의 질병치료의학인 서양의학과 다른, 생활 중심의 전인치유의학”이라고 정의합니다.

생활습관을 고치고 마음을 바꿔 ‘완전한 몸, 마음, 생명’을 되찾으면 건강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이 생활 중심의 전인치유의학이 병을 고치는 방법입니다. 그러기 위한 방법으로 그는 에이비시디이(ABCDE)를 고안했습니다. 운동(Activity), 호흡(Breathing), 의식 활동 (Consciousness), 음식(Diet), 자연 및 사회적 환경(Environment) 등 이지요.

“제가 해주는 것은 없습니다. 저는 이런 방법이 있으니 한번 해보시라고 권할 뿐이고 환자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건강해지는 것입니다.”

전 원장은 서양의학이 장점이 많지만 주로 병증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병이 생기는 원인을 없애지는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비유하자면 썩은 물에서 파리와 모기가 생기면 썩은 물을 정화하는 대신 살충제만 뿌리는 격이라는 것입니다.



자신도 한 때는 한약 먹거나 쑥뜸 뜬 환자는 미신 따른다고 여겨



외과의사로서 그도 한 때 서양의학이 병을 고치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었습니다. 한약을 먹거나 쑥뜸을 뜬 환자는 미신을 따른다며 혼을 내곤 했습니다. 하지만 의사로 환자를 치료하면서 그가 철썩 같이 믿었던 서양의학의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수술 뒤 암이 재발해 다시 입원한 환자의 임종을 지켜보는 일은 무척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던 그에게 1984년 독일 하이델베르크의대 방문은 의사로서 새로운 길에 눈을 뜨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농촌 의료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이델베르크의대 방문은 그 분야에 앞선 독일의 제도를 배우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는 700년의 서양의학 역사를 지닌 그곳에서 암 수술 환자나 만성 질환자에게 숯치료, 물치료, 침, 단식, 명상, 사혈요법 등을 쓰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때부터 대체의학을 공부하기 시작했지요. 86년 봄에는 일본에 침구의학을 부활시킨 이름난 외과의사 마나카 요시오 도쿄 기타사토대 교수를 찾아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마나카 교수는 침구의 치료효과를 서양의학적 분석법으로 입증하고 이를 환자 치료에 적용해 유명해진 사람입니다.

“마나카 교수는 저를 앞에 놓고 오랜 시간 강의를 했습니다. 지금도 기억나는 말이 있습니다. 전깃불이 병증이라면 서양의학은 그 빛을 천으로 가리거나 아예 전구를 깨뜨려 버린다. 하지만 대체의학은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스위치를 찾아내 살짝 건드리는 것만으로 전깃불을 끈다는 비유였습니다. 서양의학의 한계를 지적한 것이지요.”

전 원장은 이듬해인 1987년 마나카 교수의 소개로 “홋카이도에서 기타큐슈까지” 일본 전역을 다니며 대체의학자로 거듭난 의사들을 찾아가 대체의학을 배웠습니다.

농촌 의료를 위해 전남 나주군에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에 그가 1년 동안 병원 문을 닫고 일본으로 간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86년 마나카 교수를 만나고 돌아온 뒤 그가 일하던 병원에 말기 간암환자가 찾아왔습니다. 서울의 이름난 병원에서도 포기한 환자였습니다. 자신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읽고 있던 대체의학 책을 보여주며 “나도 해본 적은 없지만 한 번 해보겠냐”고 대체의학 방법 몇 가지를 해볼 것을 권했습니다. 3달 뒤 그 환자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암세포 크기가 절반으로 줄었다는 것이었습니다. 6개월 뒤 그 환자는 완치됐습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었습니다.



상담과 교육이 ‘특효약’…억압된 감정 풀도록 도와



일본에서 돌아온 뒤 그는 대체의학으로 환자를 치료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한동안 ‘외도’가 불가피했습니다. 비리재단이 쫓겨난 뒤 조선대 총장이 된 이돈명 변호사의 제안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젊은 시절 세상을 고치는 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고교 때 월남파병반대운동으로 구속됐고, 대학 때는 한일회담반대 시위로 제적됐습니다. 의대생이 된 뒤에도 민청학련 참여, 교련 반대시위 조직 등 늘 민주화 운동의 전선에 서있었습니다. 그러던 그였기에 ‘사회를 치료하자’는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가 다시 환자를 돌보게 된 것은 그로부터 2년이 훨씬 지난 뒤였습니다. 조선대가 정상화된 뒤 그는 외진 곳이라 의사들이 가기를 꺼리는 조선대 부속 광양병원 근무를 자청해 대체의학으로 환자를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환자의 마음 상태가 질병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더욱 분명하게 알게 됐습니다. 그를 찾아온 환자 가운데 마음에 담아둔 여러 가지 억압된 감정을 없앤 뒤 병이 쉽게 나은 이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관련 분야를 연구하고 명상 프로그램도 배워 ‘신념요법’, 빛명상, ‘화해와 감사의 산책’ 등을 환자 치료에 적용했습니다.

그는 1년 전 다른 의사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대체의학을 연구하고 환자 치료에 적용하고자 하나통합의원을 열었습니다. 처음 “보완대체의학 동아리 모임 장소”정도로 생각했지만 소문을 듣고 찾아온 환자들이 늘면서 바빠졌습니다. 그럼에도 병원 운영은 여유롭지가 않습니다. 그의 의술은 주로 상담과 교육이어서 수익성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입니다. 전 원장은 병원 운영에 대해서는 “하늘에 다 맡기고 산다”고 했습니다.

“부족한 사람인데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분들이 많아 걱정입니다.” 환자 앞에서 늘 겸손하고 “환자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어떤 것도 거부하지 않는다”는 신념을 가진 그를 믿고 전국 각지에서 많은 환자들이 오늘도 그를 찾고 있습니다. (062)225-9626.

한겨레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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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중 이승수 지지닷컴